일 시 : 2011 .8 .9(화) ~ 8. 12(금) 3박 4일간
장 소 : 예수고난회 명상의 집
지 도 : 김 영익 (루도비꼬) 수사신부님
2011년도 여름휴가를 어디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금년에는 영성적으로 부족한 곳을 채우기 위해 피정을 다녀와야겠다는 심정으로 어느 자매님에게 여쭈어 본 결과 집에서 가깝고, 아담하고 조용하며 묵상하기 좋은 곳인 우이동에 위치한 예수고난회 소속의 대침묵 피정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대침묵 피정의 안내문을 메일로 접수한 결과 교통편은 대중교통이나 본인의
승용차로 올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하며 찾아오는 안내도도 전송받았습니다.
이왕에 하는 피정을 3박 4일 정도 하려는 마음의 다짐을 했습니다.
물론 피정은 내가 가고 싶다고 가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즉, 주님의 부르심이 없이는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대침묵의 피정을 하기 위하여 며칠 전부터 주님께서 함께 해달라는 부탁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우이동에 위치한 예수고난회 명상의 집에 가는 길은 꼬불꼬불한 비포장도로를 접 하자마자 어떤 자매님이 걸어가고 있기에 혹시 명상의 집에 가는 것이 아닌가? 하고 여쭈어 보았습니다. 예!지금 명상의 집에 간다고 하여 차에 동승해 10분 정도 달리니 우이동계곡에 위치한 아담하고 조용한 명상의 집에 도착하여 접수를 마친 후에 306호 독방을 배치 받았습니다.
잠시 후에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이곳은 3박4일 간의 침묵을 하여야 하며 마지막 날에 침묵이 해제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침묵이라는 것은 아무 말도 없이 조용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어떻게 침묵을 지키느냐? 가 저의 뇌리를 스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피정이라 하면 으례히 침묵 시간이 따르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첫째시간 기도에 대하여 강의가 있었는데 기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이 하시는 것이라면서 하느님과 같이할 때에 진정한 기도가 마음 깊이 내재한 감정을 하느님과 같이 느낄 수 있는 것이라 했습니다.
공동기도수련 시간은 나의 내면에 있는 마음속을 들어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부여한 것 같은 느낌도 받았으며, 나의 위치와 환경 등 내재하고 있는 자아를 발견하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특이한 것은 몸 기도와 걷기 명상이었습니다.
걷기명상 기도를 마치고 무심코 바라본 것은 조그마한 잠자리 한 마리인 것입니다.
전에는그냥 잠자리이다라고 생각했는데 만일 이 잠자리가 4개의 날개 중 1, 2의 날개가 떨어져 나아갔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을 하니 그 잠자리는 조금만 있으면 생을 마감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너는 어머니와 부인을 잃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나와 같이 대화를 하고 있지 않느냐! 하는 주님의 음성이 저의 귀전을 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항상 너와 같이 할 것이다라는 주님의 말씀이 저의 가슴을 요동치는 것도 맛보았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항상나의 옆에는 주님이 함께 하신다는 마음을 가짐으로 괴로움과 모든 슬픔과 울분이 눈 녹듯이 살아짐도 체험했습니다.
이 한 시간 한 시간의 세월 즉 찰나는 내가 얻은 것이 아니고, 주님께서 주시는 것도 체험했지요. 즉 나는 저 잠자리보다 소중한 하느님이 빚으신 인간임을 인식하게 했지요.
아마 이제 철이 드나 봅니다. 심신이 두터운 사람은 저를 보고 손가락 짖을 할지 모르지만 침묵의 피정은 나의 생활태도에 원동력과 변화를 일으킨 것 같습니다.
나라는 지위와 나라는 존재의 가치를 인식한 것 같습니다.
즉 내가 있어야 너도 있고, 가족도 있고, 공동체도 있으며, 현실이 존재함을 재인식 했습니다. 아무리 잘나고 좋은 일만을 하고 살았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생활에 충실하지 못하면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것도 깨달았지요. 현재의 이 시간을 알지 못하면 필요 없는 사람임을 재인식했지요. 언제나 주님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나의 심장의 깊숙한 곳에 나와 함께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식했지요.
한마디로 말씀을 하면 정말 주님 보시기에 좋은 침묵의 피정이었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짬을 내어 내적으로 부족한 것을 체우기 위해 종종 피정을 하여야겠다는 다짐도 했지요.
2011. 8. 16
장 준 문 (바오로)
※ 避靜(피정)이라는 뜻은 避世靜念(피세정념)의 말을 줄여서 말하며 의미는
가톨릭 신자들이 자신들의 영신생활에 필요한 결정이나 새로운 쇄신을 위해, 어느 기간 동안 일상적인 생활의 모든 업무에서 벗어나 묵상과 자기 성찰기도 등 종교적 수련을 할 수 있는 고요한 곳으로 물러남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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